남이섬이냐, 춘천도심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마임축제 장소가 제3의 장소인 삼천동 어린이회관에서 열리게 됐다.
강원 춘천시와 ㈔춘천마임축제 사무국은 5월19일로 예정된 축제가 축제장을 구하지 못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메인 이벤트인 '미친 금요일'과 '도깨비 난장'행사를 삼천동 어린이 회관에서 여는 방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고 20일 밝혔다. 춘천마임축제 이사회는 또 개최장소를 둘러싸고 사의를 표명했던 유진규(61) 예술감독의 사표도 반려해 수개월을 끌어오던 갈등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당초 마임축제가 열릴 장소는 근화동 옛 미군부대(캠프페이지) 부지였다. 그러나 춘천시가 격납고와 장교 숙소 등 시설물 사용을 불허하자 장소가 방하리 남이섬으로 변경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남이섬은 행정구역 상으로는 춘천시 남산면이지만, 선착장이 경기 가평군 달전리에 있는 탓에 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남이섬 개최를 찬성하는 쪽은 춘천 도심에 마땅한 장소가 없고, 마임축제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남이섬을 확실히 춘천의 명소로 각인시킬 수 있다는 논리를 펴면서 맞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마임축제의 산파 역할을 한 유 감독이 항의성 사표를 제출하면서 실타래가 꼬여만 갔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춘천의 마임축제가 장소나 예산 때문에 자주 시청과 마찰을 빚습니다. 다른 도시로 떠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떠난다면 어느 도시가 적정일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결국 춘천시가 어린이회관을 매입한 KT&G측과 계획된 상상마당 공사를 축제 이후로 연기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지면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무엇보다 마임축제에 대한 창의성이나 규모, 경쟁력, 지원금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매년 되풀이되는 갈등의 고리를 끊기 위해 올해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내년 마임축제 개최시기와 장소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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