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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빠지자, 모래알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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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빠지자, 모래알이 뭉쳤다

입력
2013.03.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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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공화국은 야구 강국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만 100명이 넘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때마다 매번 우승 후보로 분류되지만 인연이 없었다.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1라운드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다. 팀에 스타만 가득할 뿐 모래알과 같았다.

그러나 도미니카공화국은 올해 3회 대회에서 확 달라졌다. 알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등 슈퍼 스타가 불참했지만 오히려 팀이 더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39세의 노장 미겔 테하다(캔자스시티)는 파울 플라이를 잡기 위해 몸을 던졌고, 호세 레이예스(토론토)는 화끈한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스타는 없었고, '팀 정신(Team Spirit)'이 먼저였다.

도미니카공화국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제3회 WBC대회 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를 3-0으로 꺾고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1라운드부터 결승까지 8경기를 모두 이겨 사상 첫 전승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쓰며 돈방석에 앉았다. 우승 상금 100만달러와 출전 수당, 라운드별 1위 수당 등을 모두 합쳐 340만달러(약 38억원)를 보너스로 챙겼다.

주전 2루수로 8경기에 모두 출전한 로빈슨 카노(뉴욕 양키스)는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카노는 타율 4할6푼9리, 2홈런과 2루타 4개를 포함한 15안타, 5타점을 각각 기록했다. 15안타는 대회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이다. 앞선 대회에서는 일본의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MVP를 두 차례 수상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결승에서 미네소타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사무엘 데두노, 푸에르토리코는 일본에서 활약하는 잔카를로 알바라도(요코하마)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회 선취점을 뽑았다. 1사 1ㆍ3루 기회에서 에드윈 엔카르나시온(토론토)이 2루타로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였다. 5회 2사 2루에서는 에릭 아이바(LA 다저스)가 우익수 쪽 2루타를 날려 추가점을 뽑았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선발 데두노가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6회부터 철벽 불펜진을 가동했다. 옥타비오 도텔(디트로이트)-페드로 스트롭(볼티모어)-산티아고 카시야(샌프란시스코)-페르난도 로드니(탬파베이)가 차례로 뒷문을 책임졌다. 특히 로드니는 시속 150㎞ 중반의 빠른 직구로 이번 대회에서 7세이브를 올렸다.

토니 페냐 도미니카공화국 감독은 "나라를 대표해 우승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고국에 돌아가서도 기쁨을 느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레이예스는 "이 순간을 정말 기다려왔다. 서로 간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고 했고, 로드니는 "많은 올스타 선수가 참가해서가 아니라 좋은 팀을 만들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며 기뻐했다.

한편 앞선 두 대회에서 모두 2라운드(8강)에 머문 푸에르토리코는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3연패를 노리는 일본까지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지만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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