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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병관 후보자는 軍을 지휘할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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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병관 후보자는 軍을 지휘할 자격 없다

입력
2013.03.2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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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의 비리 의혹 퍼레이드가 점입가경이다. 미얀마 자원개발 특혜 의혹을 일으켰던 KMDC주식을 2011년부터 보유하고 있으나 국회에 제출한 재산내역에서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짧은 시간에 청문요청서를 작성하다 보니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장남의 주식은 비상장주식 거래내역까지 상세히 자료를 제출한 점에 비춰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권력특혜 의혹이 있는 회사와의 친분 의혹이 청문회에서 문제될 것을 우려한 은폐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KMDC는 이명박 정부 시절 카메룬 다이아몬드 채굴 사업을 추진했던 씨엔케이와 함께 대표적인 자원개발 특혜 의혹을 받았던 회사다.

김 후보자는 주식을 취득하기 4개월 전 KMDC관계자들과 미얀마를 방문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국회에 제출한 출입국 기록에는 행선국을 ‘미정’으로 기록했다. 국회 청문회에서 수차례 명백한 거짓말을 한 셈이다. 청문회를 우습게 여기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회를 우롱하고 나아가 국민들을 기만한 행위다.

김 후보자에게 이미 제기된 의혹은 30가지가 넘는다.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이것만으로도 진작에 사퇴했어야 하는데 여태껏 버티고 있는 걸 보면 민망스럽기 조차 하다. 군은 명예를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 그러기에 군 지휘관은 다른 어느 집단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신뢰가 요구된다. 군의 최고 리더인 국방장관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역대 어느 국방장관 후보도 이렇듯 많은 비리 의혹에 휘말린 경우는 없었다. 이런 정도의 도덕성과 지도력을 갖고 군을 지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게 한심스럽다.

김 후보자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야 한다. 그것이 자신이 그동안 몸담아 온 군에 대한 예의며 국민에 대한 도리다. 박근혜 대통령도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그를 감쌀수록 국정에 부담만 늘어날 뿐이다. 조롱거리로 전락한 국방장관으로는 지금의 안보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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