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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찬 장애인의 '역경 돌려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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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찬 장애인의 '역경 돌려차기'

입력
2013.03.2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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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다리에 의족을 찬 50대 직장인이 태권도 6단 심사를 통과했다. 뒤 후리기, 내려찍기가 장기인 이 남성은 격파, 품세 심사는 물론 일반인들과의 겨루기까지 통과, 당당하게 '고수의 반열'에 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산 도시철도 2호선 주례역 부역장인 김형배(54)씨. 왜소한 체격 탓에 허약했던 김씨는 건강해 지기 위해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했다. 2단을 따 육군 수색대 복무시절엔 태권도 조교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전역을 한 달 남겨둔 1982년 8월 불행이 찾아왔다. DMZ(비무장지대) 작전 수행 중 지뢰 폭발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은 것이다. 운동을 포기한 그는 91년 부산교통공사에 입사해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지만 운동을 그만 둔 때문인지 허약해졌다. 김씨는 "10년 정도 회사 생활을 하니 몸이 좋지 않아 태권도 도장을 찾았지만, 의족 때문인지 다리에 상처와 물집이 생기는 등 고통이 심해 이틀 만에 그만뒀었다"고 회상했다. 주저 앉은 김씨를 일으켜 세운 건 직장 동료들이었다. "우선 다리힘을 키워야 한다"며 마라톤을 제안했고, 휴일마다 함께 달렸다. 다리에 점점 근육이 붙는 등 자신감을 되찾은 김씨는 다시 태권도 도장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후 매주 3일, 하루 2시간 넘게 빠짐없이 운동에 매진해 2002년 3단을 딴 데 이어 계속해서 승급 심사를 통과했고, 최근 서울 국기원이 시행한 '2013년 제1차 고단자 승단심사'에서 6단을 거머쥔 것이다. 6단은 395만 여명의 유단자 중 0.1% 에게만 자격이 주어질 만큼 까다롭다. 의족을 찬 장애인으로 승급을 올린 건 처음이다.

김씨는 "장애 때문에 포기하면 앞으로 어떤 것도 이루지 못할 것 같아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았다"며 "태권도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건강보다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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