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는 Anglish라는 농담이 있다. 글자 그대로 Anglo와 Saxon족이 사용하던 언어라는 뜻이다. 그러나 오늘날 사용하는 English 전체 구성을 들여다보면 순수 Anglo-Saxon어는 30%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른 언어에서 차입한 것이 훨씬 더 많다. 40년 전 약 8,000 단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영어는 게르만어(Germanic)인데 그 비중은 25%밖에 안 된다. 대신 프랑스어와 노르만어 비중이 28%, 기술 과학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Latin어가 28%정도이며, 그리스어(5%) 그리고 기타 나머지다.(Wolff, 1973) 최근 1만 어 분석에서는 프랑스어 계열(41%) 순수 Anglo-Saxon어(33%) Latin어(15%) Old Norse(5%), Dutch(1%) 기타(5%)라고 한다.(J. Williams, 2010)
주방장을 의미하는 chef와 우두머리 의미의 chief는 모두 프랑스어에서 온 것인데도 불구하고 도입 시기가 달라 용도와 발음이 다르게 정착한 예다. 외래어의 차입이 다양하다 보니 desk라는 단어는 disc, disk, dish, dais, discus 등과 어원이 같은데도 뜻과 용법이 전혀 다르다. 가령 '맞지 않다'는 말을 할 때에도 Wrong(Saxon), False(French), Incorrect(Latin) 등으로 파생되었다. 따라서 이들 어원을 참조한다면 어느 말이 어떤 어감을 갖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영어의 용도 구분을 구어체의 Saxon어와 시적인 느낌의 프랑스어, 딱딱한 느낌의 Latin어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 조합이 뒤섞여 정착한 낱말 또한 많기 때문에 어원 분석은 맨 나중에 고려하는 참고 사항이다. 'Nice'라는 단어가 14세기 프랑스에서는 'timid, foolish'의 뜻인 반면 18세기 이후 영어에서는'좋은'의 뜻으로 정착한 것처럼 세월이 지나면 초기 어원의 뜻과 달리 사용되는 어휘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회 문화적 요소는 가장 민감한 언어적 변수로서 어휘의 사용법을 좌우한다. 지난주에 소개한 것처럼 백인을 유식한 표현으로 Caucasian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는데 이는 그루지야 코카서스(Caucasus) 지방에서 나이 어린 여성 노예가 유난히 하얗고 예뻐 태어난 말이다. 따라서 범용 목적의'백인'은'He's white'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흑인을 정치적으로 African-American으로 부르지만 오늘날 아프리카 출신이 아닌 흑인도 많기 때문에 그냥 black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처럼 어원은 현대 영어의 쓰임과 용도를 정리하는데 상호 보완적이고 유익한 참조 사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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