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들이 미국 군사 기밀을 빼돌린 정황이 잇따라 드러났다. 미국이 최근 자국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중국발 해킹에 강경 대응할 뜻을 밝힌 이후 나온 것이어서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군사 기밀정보와 로켓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항공우주국(NASA) 랭글리 연구센터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중국인 여성 과학자 장롄보(江蓮波)를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장은 이날 하드드라이브, 플래시드라이브 등 데이터 저장장치와 컴퓨터들을 소지한 채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베이징행 비행기를 타려다 붙잡혔다.
프랭크 울프 하원 세출위원회 통상·법무·과학 소위원회 위원장은 “장롄보는 옛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가 하찮게 느껴질 정도의 포괄적인 스파이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다”며 “그가 한 짓은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울프 위원장은 장이 당국이 우려 대상으로 지정한 중국의 한 연구소와 연관됐으며, FBI가 그를 무기수출통제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법무부는 27세의 중국인 여성이 태평양사령부에 근무하던 전직 고위장교 벤저민 비숍(59)에게 접근해 핵 관련 정보 등 군사 기밀정보를 빼돌린 정황을 포착, 비숍을 국가안보 및 기밀 누설 혐의로 체포했다고 18일 밝혔다. 육군 중령 출신으로 1급 비밀 취급 인가증을 갖고 있는 비숍은 2007년부터 군사기밀을 다뤄 왔다. 그는 2011년 6월 하와이에서 열린 국제안보 관련 회의에서 중국인 여성을 처음 만난 뒤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이후 여성의 요구에 따라 전화와 이메일로 정보를 건네왔다. 비숍이 건넨 정보 중에는 미국의 핵무기 현황, 중ㆍ장거리 미사일 포착 기술, 조기경보 레이더 시스템, 태평양사령부 작전계획 등 특급 기밀도 포함됐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미모의 이 여성은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교환방문비자(J1)를 받아 미국에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여성은 비숍처럼 기밀 접근권이 있는 사람들을 노려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가 중국 스파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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