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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구제금융안 부결… 한국 경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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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구제금융안 부결… 한국 경제 영향은

입력
2013.03.2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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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 구제금융을 놓고 전세계가 요동치고 있다. 투자자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유럽, 미국 증시는 연일 하락하고 유가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 제공 조건으로 예금에 대한 세금부과를 요구했는데, 키프로스 의회가 19일(현지시간) 예금 과세안을 부결시켜 디폴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중에서 경제 비중의 0.2%밖에 되지 않는 키프로스가 그리스, 스페인에 이어 제3의 유로존 위기의 발화점이 될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우리 경제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키프로스 발 태풍은 20일 국내 증시에 충격을 줬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15포인트(0.97%) 내린 1959.41에 거래를 마쳤고,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도 3.75포인트(0.68%) 하락한 546.26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가치도 떨어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116.1원에 마감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키프로스의 잠재적 위험이 우리 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글로벌 증시가 지난주 후반 전고점을 돌파한 후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처럼, 우리 증시도 당분간 숨고르기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키프로스 충격은 오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법 테두리 내에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약속한데다, 러시아 추가 차관 도입 등 자금 확보방안도 병행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서 키프로스 사태와 관련 언급이 없었던 것도 이런 낙관론과 맥을 같이 한다. 김 총재는 지금까지 미국의 재정절벽, 시퀘스터 등 국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즉시 해석을 내놓으며 시장을 안정시켰다. 한은 관계자는 “키프로스 문제는 우리에게 큰 변수가 못돼 총재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국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유지된 원인 중 하나가 유로존 안정이었으나 키프로스 사태가 유럽위기감으로 확대되면 달러와 엔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이 완만한 상승세를 타 1,100원선을 넘는 상태에서 유지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실적이 개선돼 국내증시에 외국인 투자가 다시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키프로스 해결 과정에는 수많은 잠재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구제금융 지원을 약속한 것 자체가 키프로스를 유로존에서 축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도 “독일 국민들이 더 이상의 구제금융에 부정적이라 9월 총선을 앞둔 앙켈라 메르켈 총리가 키프로스에 가혹한 구제금융 제공 조건을 고집한다면 키프로스 사태가 자칫 유럽 은행들 부실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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