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벌어진 ‘거창 양민학살’의 비극이 독립영화로 다시 태어난다.
경남 거창군은 지난 19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거창사건을 다룬 영화 ‘청야’제작발표회를 가졌다.
감독은 영화감독 출신의 귀농인 김재수(55)씨.
김 감독은 영화 ‘클럽 버터플라이’, ‘천국의 셋방’ 등을 제작했으며 2009년 거창 양민학살사건이 난 신원면에 귀농, 현재 수동마을 이장을 맡고 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남녀 주인공인 김기방, 안미나씨를 비롯해 명계남, 장두이, 김현아, 백승현 등 출연배우들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2011년 거창사건 60주기를 기리는 영화를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했다.
거창사건 가해자와 피해자의 후손들이 우연히 거창에서 만나 진실을 알게 되고 화해와 용서의 장을 이룬다는 내용으로 거창군이 1억2,500만원을 지원하고, 거창사건희생자유족회와 출향 기업인들이 영화 제작을 돕기로 약속했다.
영화제목 ‘청야’는 당시 국군의 작전명인 ‘견벽청야’(堅壁淸野 벽을 튼튼히 하고 들을 깨끗이 한다)에서 따왔다.
김 감독은 오는 25일 거창사건추모공원에서 위령제를 시작으로 본격 제작에 들어가 4월 중순까지 거창사건추모공원, 위천면 황산마을 고가, 지역 요양병원 등 전 과정을 거창군 내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영화는 편집 등 작업을 거쳐 올 하반기 시사회를 열고 국내외 독립영화제에 출품하는 한편 시중 극장에서도 상영하고 다양한 채널로 일반인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김 감독은 영화촬영 관람 기회가 거의 없는 지역민들에게 촬영계획을 공개, 색다른 볼거리도 제공할 생각이다.
이홍기 거창군수는 “이 영화를 계기로 거창사건을 바로 알려 가해자, 피해자 모두가 응어리진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 화해와 용서의 매개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거창사건은 한국전쟁 때인 1951년 2월9일부터 3일간 거창군 신원면 박산, 탐양, 청연골에서 14세 이하 어린이 385명을 포함한 양민 719명이 통비분자로 몰려 국군에 집단학살 당한 사건이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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