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녀'란 영화배우나 가수 등 여성스타가 입고 나오는 옷이나 액세서리마다 큰 인기를 끌어 백화점 등에서 완전히 팔리는 것을 뜻하는 속어.
요즘 시중엔 '최고의 완판녀는 박근혜 대통령'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들었던 지갑과 가방, 옷에 달았던 브로치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옷과 액세서리는 특히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저가제품이 많아, 해당제품들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박 대통령을 완판녀로 등극시킨 결정적 제품은 지갑. 박 대통령이 지난 13일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꺼내든 연보라색 지갑을 제작한 '소산당'은 요즘 몰려오는 주문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바로 다음날인 14일 오후부터 전 품목이 품절된 이후 현재까지 구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예 장인인 김소애 여사와 함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윤주 대표는 "원래 개인고객이 아닌 대량납품을 주로 해왔는데 박 대통령이 들고 나온 이후 갑자기 밀려드는 주문과 문의를 감당하지 못해 며칠 밤을 새었다"며 "두바이와 일본 등 해외에서까지 주문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들고 나온 지갑은 4,000원짜리 통장지갑. 이를 포함한 대부분의 제품은 다음달 초 판매가 재개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어 "원가 절감을 위해 소산당이라는 라벨조차 붙이지 않고 팔았는데 재판매를 시작하면 라벨을 붙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식 패션코드'의 하나가 된 브로치도 전통시장과 백화점에서 큰 인기다. 박 대통령이 즐겨 다는 브로치 중 3개는 남대문시장 액세서리 도매상가에 입점한 '사리앙'이 판매하는 제품이다. ▦진주알이 박힌 은색 별 브로치와 ▦타원과 네모를 겹친 호마이카 브로치 ▦자연석인 황옥 꽃 모양의 브로치로 소매가격은 1만5,000원~6만원대다. 사리앙 관계자는 "도매판매만 하고 있는데도 직접 찾아와 구입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는 전반적인 브로치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 입점한 국내 브랜드인 골든듀, 몰리즈 등은 신상품 브로치의 물량을 30%정도 늘렸는데 현재까지 매출은 지난해보다 12%가량 늘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박 대통령이 평소 들고 다니는 회색 가죽 가방이 국산 브랜드 '호미가'로 소문나면서 한때 이 회사에도 판매가 폭주했다. 박 대통령측이 호미가 제품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재질과 색감이 비슷한 것만으로도 호미가에 대한 인기는 끊이질 않고 있다.
국산 중저가제품을 선호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과 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침체에 빠진 국내 패션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미국도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국산 중저가브랜드 제이크루를 즐겨 입고 나와 실용성과 우아함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한 영국 윌리엄 왕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도 국산 브랜드를 선택하면서 영국 패션산업을 알리고 있다.
패션 연구소 인터패션플래닝의 이경희 컨설팅 본부장은 "박 대통령이 착용하는 액세서리들은 비싸지 않으면서도 격조 있게 느껴져 많은 이들이 따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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