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리커창(李克强) 총리 체제'의 중국이 러시아와의 협력은 강화하는 반면 미국에 대해선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자원과 무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 회귀를 선언한 미국을 향해선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리 총리는 18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의 통화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심화하는 것이 중국 외교의 우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이 19일 전했다. 리 총리가 총리 취임 후 외국 총리와 통화한 것은 러시아가 처음이다. 리 총리는 메드베데프 총리에게 하반기에 중국을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14일 시 주석이 국가주석으로 공식 선출됐을 때 가장 먼저 축하 전화를 한 것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다. 시 주석은 22~24일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다. 러시아는 시 주석의 국가주석 취임 이후 첫 방문국이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해 5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첫 해외 순방국으로 중국을 찾았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나눌 대화의 주제는 자원과 무기다. 양국 언론은 2006년부터 끌어온 천연가스 공급 협상이 이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달 베이징(北京)에서 중러 에너지위원회의 중국 대표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만난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는 당시 "양국이 합의에 근접한 상태"라며 "시 총서기의 러시아 방문 때 최종 타결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06년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매년 680억㎥씩 30년 간 수입하기로 러시아와 협정을 맺었다. 이는 중국의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그러나 가격을 놓고 중국은 1,000㎥당 250달러 이하, 러시아는 유럽 수출가격인 400달러를 고집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중국 군사전문 잡지 '칸와디펜스리뷰'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러시아산 수호이(SU)-35 전투기 24대의 매매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그 동안 중국은 24대만 사겠다고 주장한 반면 러시아는 48대를 사라고 맞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SU-35는 비행수명이 6,000시간에 달하고 최대 이륙중량도 34.5톤에 달해 중국이 이를 보유할 경우 아시아 공중전 판세가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시 주석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잭 루 재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선 "핵심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하고 잘 살펴 불일치는 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협력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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