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맞서 3년째 내전을 치르고 있는 반정부 세력이 임시정부의 총리를 선출했다.
시리아 반정부단체 연합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19일 반정부 세력 거점인 터키 이스탄불에서 미국 기업가 출신인 가산 히토(50)를 임시정부 총리로 선출했다. 히토는 선출 뒤 “알 아사드 대통령과는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 범죄를 저지른 정권 인사는 모두 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각을 세웠다.
신임 총리는 SNC의 승인을 받아 곧 새 내각 구성에 착수한다. 임시정부는 시리아 제2도시인 알레포에 근거지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알레포, 라카 등 반군 장악지역이 늘면서 과도정부 구성에도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그러나 히토가 반군을 아우를 수 있을지에 의견이 엇갈린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태어난 히토는 인생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애나주 퍼듀 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해까지 텍사스에 있는 통신회사의 간부로 일했다. 9ㆍ11 테러 이후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 대표를 지내고 2011년 샴 구호 재단을 만들어 시리아 어린이를 위한 기금 마련 활동을 했지만 부인 및 네 자녀와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아들이 자신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리아 반군 단체에 뛰어들자 그도 미국 일을 접고 11월 모국으로 돌아왔다.
히토의 지지자들은 그가 미국 시민권자라는 점을 들어 서방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이슬람 색채가 강한 무슬림형제단이 그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종교적 입장에 따라 임시정부가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군 내 갈등 양상은 투표 과정에서 이미 드러났다. AFP통신은 투표 전 지도부 73명 중 반대파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며 회의장을 이탈, 최종 투표에는 48명(찬성 36명)만 참여했다고 전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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