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중남미의 잔치다.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가 처음으로 대회 결승에 올랐다. 두 국가는 모두 메이저리그의 젖줄로서 매년 수많은 선수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향한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네덜란드의 돌풍을 4-1로 잠재웠다. 앞서 푸에르토리코는 일본의 3연패 꿈을 무너트리고 결승에 선착했다. 두 팀은 20일 오전 9시 같은 장소에서 대망의 우승 컵을 놓고 한 판 대결을 벌인다.
객관적인 전력은 도미니카공화국이 앞선다. 도미니카공화국은 7전 전승으로 결승까지 올랐고, 푸에르토리코와는 이미 이번 대회에서 두 차례 격돌해 모두 이겼다. 선수들의 면면 또한 화려하다. 호세 레이예스(토론토), 로빈슨 카노(뉴욕 양키스), 에릭 아이바(LA 에인절스), 미겔 테하다(캔자스시티) 등 메이저리그 올스타급 내야진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켈빈 에레라(캔자스시티)-페드로 스트롭(볼티모어)-페르난도 로드니(탬파베이)의 철벽 불펜진은 이번 대회에서 실점을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최강 전력을 앞세워 대회 사상 첫 전승 우승을 노린다. 1, 2회 대회를 제패한 일본은 각각 5승3패, 7승2패를 기록했다. 순위 결정전과 패자부활전 제도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토니 페냐 도미니카공화국 감독은 "결승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고, 준결승 승리 투수 에디슨 볼케스(샌디에이고)는 "이제 하나의 미션만 남았다. 오로지 승리 뿐"이라며 우승을 자신했다.
이에 맞서는 푸에르토리코는 베테랑의 어깨에 기대를 걸고 있다. 메이저리그 톱 클래스 수준의 선수는 적지만 주축 4명이 5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JC 로메로(37ㆍFA)는 2008년, 호세 몰리나(38ㆍ탬파베이)는 2009년, 야디어 몰리나(31ㆍ세인트루이스)는 2006ㆍ2011년, 앙헬 파건(32ㆍ샌프란시스코)은 2012년에 각각 당시 소속 팀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다.
푸에르토리코 전력의 핵은 포수 야디어 몰리나다. 5년 연속 골드글러브(2008~12)를 수상할 만큼 수비가 좋고, 투수 리드도 뛰어나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적은 투수들은 몰리나를 믿고 공을 던지고 있다. 에드윈 로드리게스 푸에르토리코 감독은 "몰리나의 실력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며 "리더십은 단연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푸에르토리코는 현재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을 꺾어 분위기가 최고조에 올라왔다. 알렉스 리오스(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적은 점수로도 기회를 잘 살려 결승까지 왔다"며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