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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Barking dogs seldom bite. (짖는 개도 가끔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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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Barking dogs seldom bite. (짖는 개도 가끔 문다)

입력
2013.03.1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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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스님께서는'중이 제 머리 깎지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요즘 스님들 대부분은 자신의 머리를 잘 깎는다고 말한다. 영어로는'You cannot scratch your own back.'인데 이러한 고전 표현은 교훈을 주기도 하지만 현대 기준을 근거로 할 때 이치에 맞지 않을 때도 많다.

고전에서는'Fools rush in where angels fear to tread.'(천사들이 발걸음을 겁내는데 바보들은 뛰어든다.)를 바탕으로 서두르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요즘의 신세대는'Fools rush in and get the best seats.'(바보들이 서둘러 자리를 잡는다.)로 응수한다.'아는 게 병'(Much science, much sorrow. 식자우환)일수도 있고'모르는 게 약'(Ignorance is a bliss.)일 수도 있다.'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Rome wasn't built in a day.)라고 말하면'It just looks that way.'(그렇게 보일 뿐)라고 대꾸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논리나 이치의 허점이 있다는 뜻이다.

영어 속담'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꿩 먹고 알까지 먹을 수는 없다.)는 말은 고전식 딜레마로 통한다. 하지만 요즘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It would be a win-win situation for everyone.)도 많기 때문에 그 의미가 약해지고 있다.'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Many hands make light work.)는 말도 맞지만'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Too many cooks spoil the broth.)는 말도 일리가 있다. 2차 대전 중에 명령을 잘못 내려 병사가 죽는 일이 일어나자 사람들은'세 치 혀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촌철살인 寸鐵殺人, Careless talk costs lives.)고 말했고 미국에서는'A slip of the lip can sink a ship.'(입술만 잘못 놀려도 배가 가라앉는다.)를 통해 선장이나 책임자의 말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의미로 'Make hay while the sun shines.'(볕이 났을 때 건초를 만들어라.)라고 말하지만 농부가 아니라면 이 말을 사용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옛말에'짓는 개는 물지 않는다.'(Barking dogs don't bite.)고 하는데 요즘엔 개가 짓기도 하고 물기도 하기 때문에 not bit이 아니라 seldom bite여야 한다. 이들 표현은 당시엔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격언이었지만 지금은 명쾌한 메시지를 주지 못한다. 흔히 부드러운 빵과 딱딱한 크래커를 연상하는데 빵은 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지고 크래커는 시간이 지나면 습기를 먹어 부들부들해지는 것처럼(Bread will go hard and crackers will go soft.)말이다. 명언이나 격언도 시대가 변하면 본래의 의미가 퇴색하거나 그 효과가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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