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X-레이 방사선량, 병원 따라 최대 90배 차이

어린이가 X-레이를 촬영할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병원에 따라 최대 90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9일 5세 어린이 인체 모형으로 전국 131개 의료기관의 X-레이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병원 간 차이가 부위에 따라 19.6~89배나 됐다고 밝혔다. 골반을 앞에서 찍을 때 방사선량이 가장 적은 병원은 0.05밀리그레이(mGy)였지만, 가장 많은 병원은 4.45mGy로 89배나 차이가 났다. 밀리그레이(mGy)는 체내에 흡수되는 방사선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또 복부를 앞에서 촬영할 때는 병원 별로 47.6배(0.07~3.33mGy), 머리 측면 촬영은 26.6배(0.12~3.19mGy), 머리 정면 촬영은 19.6배(0.18~3.52mGy)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마다 방사선량이 천차만별인 것은 병원들이 X-레이 촬영 시 사용할 방사선량을 환자의 체형과 비만도, 나이 등에 따라 조절하지만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식약청은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어린이 X-레이 촬영 시 방사선 노출량 권고기준을 머리(정면) 1.0mGy, 머리(측면) 0.8mGy, 복부(정면) 0.8mGy, 골반(정면) 0.8mGy로 정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앞으로 CT 및 일반 X-레이 촬영 시 권고기준이 없는 촬영 부위 및 연령층에 대해서도 국가 환자 선량 권고기준을 마련해 국민들의 방사선 노출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