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스마트폰인 '갤럭시S4'의 가격 책정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100만원대를 받아야 할지, 80만원대까지 낮춰야 할지, 아니면 90만원대로 조정해야 할지, 업계에서도 전망이 분분한 상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공개된 갤럭시S4는 전작 갤럭시S3는 물론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에 비해 모든 면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갤럭시S3'의 출고가는 LTE 기준으로 99만4,000원. LG전자의 주력모델인 '옵티머스G프로'는 96만8,000원이다. 초대형사이즈인 갤럭시노트2(108만9,000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성능으로 보나 뭘로 보나 직전 모델이나 경쟁 모델에 비해 비싼 가격을 받아야 하며, 이 경우 100만원대 가격이 정상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정서다.
문제는 최근 분위기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영업정지 기간 중 100만원대 보조금을 뿌려댄 결과, 방송통신위원회는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 보조금 근본대책을 지시하는 등 '휴대폰 가격거품'에 대한 비난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S4의 가격을 100만원대의 초고가로 내놓았다가는, 판매부진은 물론 심각한 사회적 역풍에 직면할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현재 이동통신시장은 청와대 지시 이후 "지금 보조금으로 걸리면 끝장이다"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빙하기'에 비유될 만큼 꽁꽁 얼어붙은 상황. 음성적 편법보조금 마케팅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몸 사리기'기류는 팽배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27만원인 보조금 법정상한선을 준수할 경우 100만원대 휴대폰을 사갈 사람은 거의 없다. 보조금을 예전처럼 충분히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만큼 삼성전자도 100원대를 고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프리미엄 스마트폰 최저가격은 팬택의 대화면 '베가 넘버6'으로 출고가 84만9,000원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최근 분위기를 감안해 '파격적인 착한 가격'정책을 채택, 갤럭시S4의 가격을 80만원대 초반까지 낮출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너무 가격을 낮출 경우 '최고 프리미엄 폰'이미지가 희석돼 최소 90만원대는 유지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다 보니 이 분야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김영찬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4가 전작에 비해 기능과 화질이 크게 개선돼 가격 상승요인이 충분한 만큼 최소한 갤럭시S3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상승할 수 있다"며 100만원대 출고가를 예상했다. 반면 KDB대우증권 송종호 팀장은 "(전반적 분위기 등을 감안할 때) 갤럭시S4의 출고가는 85만원에서 90만원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출고가는 제조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이동통신업체와 협의해 결정한다"면서 "아직 출고가는 물론 출고시점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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