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광고는 영화나 웹툰, 연극과 뮤지컬에도 나온다. TV 드라마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신세계'는 남자 주인공 등이 계속해 KT&G의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보여준다. 또 주요 출연진이 모두 블랙베리 핸드폰을 사용하고 DHL 로고가 선명한 서류 봉투가 잇따라 노출되는 등 다양한 형태의 PPL이 진행됐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다음'에 연재중인 웹툰'PEAK'는 산악 구조대원인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옷에 협찬사인 코오롱 스포츠의 브랜드 로고를 노출시키고 있다.
CJ E&M이 제작해 서울에 이어 지방 공연 중인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에는 CJ 계열사 상품과 상표가 등장한다. 직장 내 젊은 사원들의 풍속도를 그리면서 영화 보러 가자며 언급하는 영화, 즐겨 먹는 간식, 종이 커피컵에 박힌 프랜차이즈 로고 등이 그것이다. CJ E&M의 홍보 실무자는 "자연스런 노출로 거부감 없이 상품을 알릴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간접광고의 기회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이름을 콕 집어 말하기도 한다. 지난해 공연된 연극 '여섯 주 동안의 댄스 레슨'에서 주연 배우 고두심의 대사에 나오는 '훼라민 Q'는 그가 광고 모델로 있는 동국제약 제품이다. 여성의 폐경기를 소재로 한 뮤지컬 '메노포즈'는 후원사인 풀무원의 여성건강식품 '로젠빈수'를 노래 가사에 넣었다. 둘 다 지나가는 말로 슬쩍 언급했다.
간접광고에 대한 공연계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단, 조건이 있으니 "작품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한다"는 것이다. 공연 기획ㆍ제작자들은 "관객은 매우 예민해서 노골적이고 지나친 간접광고는 오히려 역효과"라고 입을 모았다. 뮤지컬 평론가 지해원씨도 "극의 전개에 무관한 물건이 등장하지만 않는다면, 기업과 공연계의 상호 윈윈으로 볼 수 있다"며 "20~30대 여성이 뮤지컬의 주요 관객인 만큼 이들을 겨냥한 기업 마케팅 차원에서 자연스런 노출을 통한 간접광고는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접광고를 비롯한 상업화의 압력 때문에 연극이 망가지는 것을 풍자하는 작품이 있긴 하다. 2011년 공연된'밍크고래는 소화불량이다'(박찬규 작)는 간접광고 확대와 아이돌 출연 압박에 이리 저리 바뀌다가 결국 엉뚱한 작품이 되어버리는 연극 이야기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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