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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지덕지… 낯 두꺼워진 드라마 속 P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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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지덕지… 낯 두꺼워진 드라마 속 PPL

입력
2013.03.1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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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각 분야에서 간접광고(Product PlacementㆍPPL) 바람이 거세다. 2010년 관련법 개정 이후 방송 프로그램에서 홍수를 이루며 그 수위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정 제품의 기능과 효과를 지나치게 홍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극과 뮤지컬 등에서도 간접광고는 크게 늘고 있다. 그 실태와 문제점 등을 짚어보았다.

2010년 PPL(간접광고)관련법이 개정되며 방송 PPL은 가장 활발한 편이다. 식품회사인 오뚜기가 협찬을 맡고 있는 MBC 주말 드라마'백년의 유산'에는 매회 오뚜기 브랜드와 제품 노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주인공 채원(유진)이 입사한 회사는 '오뚜기'이며 남자 주인공 세원(이정진)도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본부장을 맡고 있다. 또 채원의 가족들은 '옛날 국수'의 명성을 잇기 위한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는 중이다.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 극중에서 남성복 브랜드 파크랜드 대주주 자격으로 '제17차 파크랜드 정기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오영(송혜교) 앞에는 '좋은 옷 좋은 가격'이란 문구가 적힌 태블릿 PC가 놓여있다. 또 파크랜드 매장에서 오수(조인성)에게 양복을 선물하며 오영은 "남자 옷은 우리 브랜드가 최고야"라고 말하고 오수는 "나도 알아"라고 답한다. 뿐만 아니라 오수가 '라네즈' 매장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오영을 기다리는 장면을 비롯해 오수가 사용하는 차량(제네시스)과 극중 인물들이 빈번하게 만남을 갖는 카페(디초콜릿), 오수가 입은 등산복(블랙야크)에 이르기까지 광고백화점이라고 할 만 하다.

이런 가운데 드라마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PPL 가격이 치솟고 간접광고 대행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도 난립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KBS 수목드라마 '아이리스 II'에 휴대폰과 노트북을 비롯한 가전제품 일체를 노출하는 조건으로 약 10억 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SBS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경우 특정 제품 노출 비용이 회당 5,000만원을 넘고 아웃도어의 경우 올 한해 계약이 이미 끝난 상황이다. PPL 광고 대행사의 관계자는 "일반적인 PPL 가격은 2,500만원 선으로 메인 스폰일 경우 3∼5억 선에서 계약이 이뤄진다"며 "약 30개 PPL 전문 대행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그 수위가 법 규정을 벗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2일부터는 지상파 3사 심의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PPL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상파텔레비전심의팀 곽재성 차장은 "단순 제품 노출이 아닌 대사와 자막 등을 활용하거나 제품의 고유 기능을 부각시키는 경우는 법령에 위배 될 수 있어 보다 강력히 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PPL에 대한 명확하고 세부적인 기준이 없어서 규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노션 BPL(Brand Placement) 팀의 조민수 부장은 "2010년 PPL을 '신유형 광고'로 편입해 간접광고를 양성화 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현장에서 PPL과 관련해 제작진이 적용할 수 있는 세세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의 경우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 규제를 피해가는 모순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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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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