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공부를 잘해도 가난하면 상위권 대학 진학 비율이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가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이 미국 내 상위권 238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성적과 소득이 입학 선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소득 최하위 계층의 자녀가 수학능력시험(SAT)에서 상위 10%의 고득점을 하고 명문대에 입학한 비율은 34%에 불과한 반면 소득 최상위 계층의 같은 성적 학생은 78%로 두 배가 넘었다.
저소득층 자녀는 좋은 점수를 받아도 명문대에 지원조차 하지 않았으며 대신 집과 가까운 주립대나 학비가 비교적 저렴한 2년제 전문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들이 주위에 명문대 졸업자나 명문대 진학 관련 조언자가 없는데다 장학금이나 학비융자제도 등도 제대로 몰랐다고 분석했다. 저소득층 자녀는 대학 중퇴 비율도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캐럴린 혹스비 스탠퍼드대 교수는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월등히 많은 임금을 받는데도 경제 사정 등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이 다양한 소득 계층의 학생을 선발하는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톰 파커 애머스트대 입학처장은 “대학이 안내 책자와 이메일, 학교 방문 등을 통해 성적이 좋은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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