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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공장마다 무슬림 기도실 설치 '빛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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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공장마다 무슬림 기도실 설치 '빛 봤다'

입력
2013.03.1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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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말 CJ제일제당 전국 공장에는 기도실이 설치됐다. 말레이시아로부터 ‘할랄 인증’ 최종 실사를 위한 검사원 2명이 방문했기 때문이다. 기도실에는 양탄자를 깔았고 스마트폰에서 ‘메카 방향’을 알리는 앱을 다운 받아 방향을 표시해 두기까지 했다.

할랄이란 이슬람어로 ‘허용된’이란 뜻으로, 이슬람권 국가에 식품이나 화장품 등을 수출하려면 이 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반대로 율법상 허용되지 않은 것을 ‘하람’이라고 하며, 제조ㆍ가공 과정 중에 단 한 건이라도 하람 사용이 적발됐을 경우 인증을 받을 수 없다. 할랄 인증은 무슬림들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ㆍ처리ㆍ가공을 했고, 율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재료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인정 받은 식품에만 부여된다.

지난 2011년 11월 남양유업이 국내 유가공 업체 중 처음으로 할랄 인증을 받고 말레이시아에 멸균 우유를 수출한 데 이어 CJ제일제당도 1년여 간의 준비 끝에 할랄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그 것도 한두 가지 품목이 아니라 햇반과 조미김, 김치 등 총 30개 품목에 대해 인증을 받았다.

실사를 앞두고 품질관리 부서의 10여명이 달라 붙어 네 차례에 걸친 실제와 같은 검사를 거치는 등 충분한 사전 준비를 했지만, 원료 획득이나 제품 가공 과정에서 단 한 가지라도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부분이 발견될 경우 인증을 얻기는 불가능했다. 때문에 대상이 된 모든 제품에 대해 원료 채취 단계부터 철저한 사전 검사를 거쳤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김치의 경우 배추를 키울 때 비료로 혹시라도 인분(하람에 해당)을 사용하지 않는지, 특허 받은 유산균은 어떤 방식으로 배양하는지 등 기본적인 내용은 물론, 공장에서 가공되는 공기정화기의 에어필터에 사용된 성분까지 검사했다”고 밝혔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할랄 인증에 나서는 이유는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전 세계 식품시장의 약 20%(6,500억달러 규모)를 차지하는 할랄식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비이슬람권 국가에서도 할랄 인증 식품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많아 각광을 받고 있다. 할랄 식품시장 중 비 무슬림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비중이 25% 정도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번 할랄 인증을 계기로 CJ제일제당은 할랄 인증제품 수출을 올해 100억원 규모로 시작해 5년 내 1,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음달 3~6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2013 국제할랄박람회(MIHAS)에 참가해 현지 바이어들과 소비자들에게 햇반과 조미김, 김치를 선보이기로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세계 할랄식품 허브인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 국가들을 거점으로 삼고, 향후 이슬람 국가는 물론 유럽, 미주 등 무슬림 이민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유럽, 미국 등으로 판매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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