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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원고 역풍이 셌나 현대ㆍ기아차 美서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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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원고 역풍이 셌나 현대ㆍ기아차 美서 주춤

입력
2013.03.1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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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에서 씽씽 달리던 현대ㆍ기아차가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 해 ‘연비과장’ 후폭풍에도 8.9% 성장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올 들어 브레이크가 걸리는 형국이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5만2,000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기 대비 2% 가량 증가한 수치이지만, 이 기간 미국 전체 판매량이 8.4% 증가한 것에 비하며 부진한 성적이다. 기아차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나 줄어든 4만1,500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양사의 미국시장 1,2월 점유율은 작년 8.4%에서 7.9%로 0.5% 포인트 하락했다.

차종별로 보면 현대차의 엘란트라(아반떼)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17.4% 증가했지만 비중이 가장 큰 쏘나타는 8.1% 감소했다. 기아차에서는 옵티마(K5)만이 14.2%의 성장률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을 뿐 대부분 모델이 저조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경우 개선 모델들이 곧 나올 예정이어서 기존 모델들 판매가 줄어든 것”이라며 “연간 전체를 놓고 보면 지난 1,2월은 비교적 힘들었던 시기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달부터는 미국시장에서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7인승 싼타페 롱바디를 투입하고, 기아차는 주력차종인 포르테를 신형 K3로 교체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아차는 5월부터 신형 K7을 판매하고 올해 중 재디자인한 쏘울을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3교대로 풀 가동되는 미국 내 공장들의 생산능력을 들어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자동차 시장 규모가 지난해 1,450만대에서 올해 1,600만대로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ㆍ기아차의 현지 공급능력에 제한이 있고, 엔저(低)ㆍ원고(高)영향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수출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잘 팔리는 차종은 미국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현지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오래된 차종은 인기가 떨어져 판매가 줄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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