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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장애인 인권 보호, 미봉책 아닌 법개정 등 지속적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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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장애인 인권 보호, 미봉책 아닌 법개정 등 지속적 노력 필요"

입력
2013.03.1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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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충격적인 내용의 영화가 개봉되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원작의 영화 '도가니'. 이 영화는 대한민국 전역을 경악으로 물들였고, 사람들은 분노했다. 장애 학생을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어야 할 곳에서 일어난 끔찍한 범죄는 사람들을 충격에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청각 장애아를 위해 설립된 특수학교에서 벌어진 성범죄와 체벌을 빙자한 폭행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기관은 오히려 그들의 희망과 삶을 짓밟았다.

이 영화가 흥행가도를 달리자 대중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된 광주인화학교 사건에 주목했고, 그와 함께 다른 특수학교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져 타 학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가 실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일부 특수학교에서의 가혹행위는 뿌리가 뽑히지 않았다는 것을 이 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학교에서 되려 폭행 등의 범죄가 일어나는 이 모순적인 상황.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일부 특수학교 혹은 장애시설에서 장애인이 겪는 폭력과 핍박, 보호라는 허울 좋은 말 아래에서 벌어지는 범죄들. 장애인은 자신들을 위한 공간에서조차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특수기관에서조차 장애인이 범죄에 노출되어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식이 만연해있고, 대중의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의식이 미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록 광주인화학교 사건이나 묻지 마 장애인 폭행 사건, 지적 장애인 성폭행 사건 등을 계기로 장애인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이런 범죄가 꾸준히 일어난다는 사실이 아직도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장애인이 범행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거나 제대로 된 저항, 법적 대응을 펼치는 것이 어렵다. 게다가 의사소통능력, 상황 인지력 등이 부족한 장애인의 경우, 범죄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주변인을 통해 범죄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아닌 제삼자로부터 범행이 밝혀지기에 범행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입은 피해 또한 더욱 커진다. 피해자가 아물지 않는 상처를 입은 뒤에야 범행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리고 피해자의 가족 또한 장애인인 경우 그 가족도 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더욱 문제가 심각해진다.

장애인 대상의 범죄가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사람들은 그 사건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대중매체에서는 현 체제에 대한 토의를 진행하거나 특집을 편성하는 등 관련 프로그램을 여러 개 내놓는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일시적인 것에서 멈춘다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뜨거운 열기에 휩쓸려 나오는 개선방안들은 사람들의 관심이 수그러들면 함께 흐지부지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심의 범위를 점차 넓혀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장애인 폭행, 성폭력 등의 사건 그 자체에 주목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 인권문제, 관련 법률 등에도 관심을 가져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당한 것들을 고쳐나가야 한다.

이지은 서울 신광여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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