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에 근무하는 최진욱(35)씨는 결혼한 지 3년이 다 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최씨와 아내 이모(35)씨는 병원을 찾았다. 세 차례 인공수정을 했지만 여전히 아이가 들어서지 않았다. 초조해하던 최씨는 2011년 7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회사에서 난임 부부를 위해 최대 네번까지 시험관 아기 시술비를 지원해준다는 것.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은 최씨 부부는 드디어 지난해 9월 이란성 남녀 쌍둥이를 얻었다. 최씨는 “모임에 아이를 데려오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부러웠는데, 딸과 아들이 한꺼번에 생겨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직원 가정의 행복까지 챙기는 이른바 ‘가족친화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를 운영 중인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08년 11개에 불과하던 인증기업이 지난해 253개로 늘어났다. 출산지원, 유연근무제, 가족의 날 운영 등 까다로운 평가기준을 감안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253개 가족친화인증기업 중 중소기업이 76개에 달한다. 자동차 부품업체 리한은 직원가족들을 위해 여름에는 야구장, 겨울에는 농구장 티켓을 제공한다. 경기관람 중 사먹는 간식비용까지 지원해 90%가 넘는 직원 가족들이 경기장을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리한의 임종수(38)과장은 “티켓 10장을 받아 친구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기도 한다”며 “콘서트, 연극 등 각종 문화행사 티켓도 제공해 아내와 아이들이 주말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외국계기업도 가족친화경영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의 한국법인인 한국BMS제약은 임신한 직원들에게 매달 정기검진 휴가를 준다. 지난해 5월 출산한 유소영(33) 부장은 “연차를 써가며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회사에서 병원을 가라고 독려하는 분위기”라며 “어린이 집 시간표에 맞춰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유연근무제도 있어 좋은 워킹맘이 됐다”고 말했다.
김숙자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과장은 “기업들 사이에 ‘가족의 마음을 얻어야 인재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올해에는 500개 이상의 가족친화인증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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