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경조사 건수는 200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음에도 가구당 경조사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가구 간 이전지출'은 월평균 20만7,310원으로 전년(20만8,709원)보다 0.7% 줄었다. 이는 가계동향 조사를 전국으로 확대한 2003년 이래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2009년~2011년 3년간은 전년대비 증가율이 각각 9.1%, 2.9%, 2.3%로 둔화세를 보여왔다.
가구 간 이전지출이란 세뱃돈처럼 다른 가구에 주는 현금으로 교제비와 경조비, 부모나 유학생에게 보낸 돈 등이 포함되는데 이 가운데 경조비의 비중이 가장 높다. 통계청 관계자는 "교제비는 조금 늘었지만 경조비 지출이 크게 줄어 지난해 가구 간 이전지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결혼과 사망 등 경조사는 1999년 이후로 가장 많았다. 결혼이 32만7,100건으로 전년보다 2,000명(0.6%) 감소했으나 사망자가 26만7,300명으로 1만명(3.9%) 가량 증가했다.
경조사 건수가 늘었음에도 경조비 지출이 준 것은 경기 침체 때문으로 보인다. 소득 계층별로는 상위 40%만 지출이 늘고 나머지 중하위 계층에서는 경조사비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간 계층에 해당하는 소득 3분위가 4.4% 줄어든 17만119원으로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소득이 하위 20%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인 1분위는 3.6%, 2분위(하위 20~40%)가 1.4% 각각 줄었다. 4분위는 0.1% 느는데 그쳤으나 증가율은 3년째 둔화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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