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대형교회인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오정현(57) 담임목사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오 목사에게는 6개월간 설교중단 등의 권고가 내려졌으나 담임목사직 사퇴는 포함되지 않아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사랑의교회는 17일 '사랑의교회 당회의 입장'제목의 교회 보도자료를 통해 "논문 대책위원회의 진상 규명 결과를 바탕으로 오 목사의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체스트룸대에서 취득한 박사학위 논문이 여러 종의 저서를 표절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당회는 "오 목사가 표절 시비와 대처 과정에서 적절하지 못한 언행과 처신으로 많은 성도는 물론 한국 교계와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 목사는 "이 모든 일을 하나님 앞에서 전적으로 회개하며, 그 동안 고통 받은 사랑의교회 성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6개월 설교 중단 ▲급여 30% 반납 ▲당회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역한다는 당회 권면안을 수락했다. 오 목사는 이날 오후 4시 '하나님의 승리방법' 제목의 주일예배를 끝으로 설교를 중단했다. 오 목사는 또한, 포체스트룸대 신학박사 학위와 미국 캘리포니아 바이올라대 목회학박사 학위(2005년)도 자진 철회키로 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박사학위 논문표절로 불거진 사태가 쉽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 목사가 "박사학위 논문표절 등 그 어떤 부정직한 증거라도 나온다면 담임목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한 목사는 "담임목사직에 연연하는 오 목사 모습에 실망해 신자들의 이탈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옥한흠(1938~2010) 목사가 세운 사랑의교회는 2003년 12월부터 오 목사가 담임을 맡고 있으며 출석 교인이 3만명을 넘는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