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부총리와 외교부장(장관)에 각각 개혁파와 일본통을 선임했다.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회의는 16일 6차 전체회의를 열고 리커창(李克强) 신임 총리가 이끌 국무원의 주요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날 표결에서 장가오리(張高麗)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 왕양(汪洋) 전 광둥성 서기, 마카이(馬凱) 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부총리로 뽑혔다. 여성으론 최고위 인사인 류 신임 부총리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때 특사로 방한했다. 리 총리와 같은 공산주의청년단파에 속한 왕 신임 부총리는 개혁파 인사로 불린다.
국무위원에는 양징(楊晶) 당 중앙서기처 서기, 양제츠 외교부장, 창완취안(常萬全) 중앙군사위원,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 왕융(王勇) 국무원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 주임이 결정됐다. 리 총리의 오른팔인 양 국무위원은 국무원 비서장도 겸한다.
외교부장에는 왕이(王毅) 대만사무판공실 주임, 재정부장에는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투자공사(CIC) 사장, 국방부장에는 창완취안(常萬全) 중앙군사위원 겸 국무위원,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에는 쉬사오스(徐紹史) 전 국토자원부 부장이 선임됐다. 왕 신임 부장은 2004∼2007년 주일중국대사를 역임했다.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일본통인 왕 부장이 외교수장을 맡은 것은 경색 국면을 풀어보겠다는 뜻과 오히려 더 강경한 댜오위다오 정책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엇갈린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각에선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을 비롯해 각부 부장과 국가위원회 주임, 심계장(감사원장) 등 장관급 인사 25명 중 무려 16명이 유임됐다. 이는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것으로 새 정부가 당분간 큰 변화를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전인대 표결 과정에서 반대표가 속출한 점은 주목할 만 한다. 2,959명의 대표가 참여한 전인대 환경ㆍ자원보호위원회의 주임, 부주임, 위원 선거에서 반대표가 850표(29%)나 나왔다. 예산안 표결에서도 반대가 509표에 달했다. 요식행위로 여겨진 전인대 표결에 반란표가 나온 것은 작지만 큰 의미란 평가도 없잖다.
10년간 중국을 이끌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리커창 총리 체제를 공식 출범시킨 전인대는 17일 폐막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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