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맥주는 밍밍하다' '한국 맥주가 북한 맥주보다도 맛이 없다'
국산 맥주의 맛을 놓고 계속되는 논란에 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국산 맥주가 무조건 싱겁다는 건 사실과 다른 오랜 선입견이며, '맥아 100%' 국산 맥주들은 외국산 맥주들을 제치고 오히려 국내외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100% 골든 몰트(황금맥아) 맥주인 'OB골든라거'가 지난 달말 기준으로 3억5,00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2011년 3월 첫 선을 보인 OB골든라거는 ▦출시 200일 만에 1억병 ▦500일 만에 2억5,000만병에 이어 ▦2년 만에 3억5,000만병 돌파의 기록을 쌓았다. OB골든라거는 처음부터 수입맥주를 선호하는 30~40대 맥주 애호가들을 타깃으로 맥아비율을 높였으며, 무려 4년간 연구를 통해 만들어졌다.
앞서 하이트진로의 100% 보리맥주 '맥스'는 세계 3대 맥주 품평회 가운데 하나인 'IBA 2013'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IBA는 1886년부터 개최된 글로벌 맥주품평회로 총 35개 부문에서 수상하는데, 맥스는 올해 첫 출전임에도 '인터내셔널 스몰 팩 라거Ⅱ'에서 금상을 받았다. 유명한 싱가포르의 타이거 맥주와 일본 아사히 맥주는 '인터내셔널 스몰 팩 라거Ⅲ' 부문에서 동상 수상에 그쳤다.
국산맥주가 싱겁다는 지적은 수입맥주의 인기 속에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며, 특히 지난해 영국의 경제주간지 는 한국 맥주가 영국설비로 제조하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기사를 실으면서 '싱거운 국산맥주'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당시 이 기사는 "한국은 주세법상 맥아가 10%만 넘으면 맥주로 분류된다"며 국산 맥주의 맥아 함량이 낮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세법상 맥아비율은 탈세를 노린 저(低) 맥아 맥주의 유입을 막기 위한 목적일 뿐, 국산 맥주의 실제 모두 맥아 함량은 70%를 넘는다. 특히 오비골든라거나 맥스처럼 최근 인기몰이중인 맥주는 '맥아 100%'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 소비자들은 폭탄주처럼 맥주를 다른 주류와 섞어 마시거나 맵고 짠 안주와 함께 마시는 습관 때문에 시원하고 깔끔한 맛의 맥주를 선호해 왔으나 이젠 맥주 자체의 깊은 맛을 즐기는 층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국산 맥주가 다 싱겁다는 건 그야말로 선입견"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방한했던 미국의 저명한 맥주 소믈리에 롭 셸먼은 OB골든라거에 대해 "진한 맛과 풍부한 향, 적절한 탄산이 조화돼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없다" 고 극찬하기도 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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