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남편과 함께 여행하던 스위스 여성(39)이 남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단 성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양국 외교문제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AFP통신은 인도 북부 마디아프라데시주(州)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던 부부가 15일 숲에서 야영하다 참변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까지 자전거로 갈 예정이었던 부부는 날이 저물자 오르츠하 마을 인근 숲에 텐트를 치고 잠을 청했다. 밤 9시 30분께 신원 불명의 남성 7, 8명이 급습해 잠자던 부부를 끌어냈다. 이들은 남편을 몽둥이로 때리고 묶은 뒤 그가 보는 앞에서 아내를 집단 성폭행했다. 범행 후 괴한들은 현금 1만루피(약 20만원)와 노트북, 휴대전화 등을 훔쳐 달아났다.
당국은 여성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16일 퇴원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용의자 20여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스위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스위스 국민이 당한 비극적인 사고에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며 "범인을 조속히 검거해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벌써 수사 과정에서의 인도 경찰의 태도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사건 현장과 경찰서는 불과 200m의 거리에 불과했는데, 부부가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고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경찰은 출동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피해 여성이 경찰서에 성폭행 사실을 신고했을 때 경찰은 마을에 성폭행 진위 여부를 가릴 여자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인근 마을로 데려가 검사를 받게 한 뒤에야 뒤늦게 수사에 나섰다.
인도는 지난해 말 뉴델리에서 여대생이 버스에서 집단 성폭행 당한 뒤 숨지면서 성폭행에 대한 공분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이번에 사건이 일어난 마디아프라데시는 1월 한국인 여대생이 리조트에서 현지 남성에게 성폭행 당한 곳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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