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2년 만에 화려하게 귀환했다. 어제 끝난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결점 연기로 우승했다. 유난히 그에게 인색한 심판들까지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때의 전성기를 다시 보는듯했다. 그때 자신이 세운 역대 최고기록(228.56점)에 버금가는 점수(218.31점)가 말해주고 있다. 복귀선언 후 불과 8개월만이어서 더욱 놀랍다. 김연아의 점프는 작은 실수조차 없었고, 연기는 더욱 깊고 원숙해졌다. 이번 우승으로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의 금메달, 1988년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 이후 26년 만의 올림픽 2연패도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그의 정상 재등극이 짧지 않은 고민과 방황 끝에 얻은 것이어서 더욱 값지고 아름답다. 벤쿠버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새로운 목표를 정하지 못한 김연아는 피겨에 의욕을 보이지 않으면서 은퇴를 저울질 했고, 선수 외적인 활동으로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외신들까지 "벤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을 때와 같은 우아함과 실력을 보였다"고 평가할 만큼 '피겨 여왕'의 손색없는 기량으로 그런 우려와 회의를 보란 듯이 불식시켰다. 이번 우승으로 사상 처음 올림픽 피겨 종목에서 3장의 출전권을 따내 후배들에게도 기량을 펼칠 기회를 열어주었다. 남은 1년 동안에도 흔들림 없는 마음과 훈련, 준비로 김연아가 소치올림픽에서 온 국민의 가슴에 감동과 자부심을 심어주길 기대한다. 이번 우승으로 방심하거나 자만할 김연아가 아니기에 그럴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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