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의 과거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과거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의 인권유린에 침묵했다는 비난에 이어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포클랜드가 "아르헨티나 땅"이라고 주장한 과거 발언이 나와 영국이 반발하고 있다.
BBC방송은 15일 "교황 프란치스코가 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의 유령에 사로잡혔다"고 보도했다. '더러운 전쟁'이란 1970~80년대 군사정권이 정권 반대자들을 탄압, 최대 3만명이 실종·살해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아르헨티나 예수회 총장이었던 교황 프란치스코는 두 명의 예수회 사제가 빈민가에서 사목활동을 하다 군에 끌려가 수개월 동안 고문당한 상황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로 인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었던 2010년 아르헨티나 인권단체들로부터 고발됐다. 당시 그는 "중상모략"이라며 법원의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이 논란은 교황 선출 후 재점화했다. 13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성당 인근 벽에는 '새 교황은 비델라의 친구'라고 비난하는 글이 쓰여졌다. 비델라는 '더러운 전쟁'을 자행한 호르헤 비델라 당시 대통령을 말한다.
바티칸은 진화에 나섰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15일 "그 동안 교황에 대한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비난이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한편 교황 프란치스코가 "영국이 포클랜드를 강탈했다"고 말했던 데 대해 영국 언론들은 "아르헨티나가 자국 출신 교황 탄생을 포클랜드 영유권 주장에 힘을 싣는 구실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교황 프란치스코의 과거 발언은 잘못된 주장"이라며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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