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대마가 위기상황이다. 백의 포위망이 워낙 단단해서 바깥으로 탈출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중앙에서 한 집을 더 만들어야 하는데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홍성지가 계속 시간 연장책을 쓰면서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고심했지만 아무리 궁리해도 뾰족한 방도가 없다.
9, 11, 13이 돌을 거두기 전에 혹시나 하고 마지막으로 한 번 버텨본 수순이다. 여기서 백이 자칫 1로 단수 치는 건 위험천만, 다 된 죽에 코 빠뜨리는 격이다. 2, 4, 6이 모두 절대선수여서 8, 10으로 파호하면 오히려 백 대마가 위험해진다.
하지만 그건 말이 그렇다는 얘기지, 설마 실전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전무하다. 이미 흑 대마의 숨통을 끊기 위한 모든 수단들에 대한 연구 검토를 완벽하게 마친 상태인 백홍석이 14, 18로 정확하게 응수하자 홍성지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항복을 선언 했다. 156수 끝, 백 불계승.
지난 기 준우승자 백홍석이 돌주먹이란 별명에 걸맞게 홍성지의 대마를 잡고 기분 좋게 4강에 올라섰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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