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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선물

입력
2013.03.1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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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세계 피겨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한 김연아(23)가 한국 피겨 역사도 새로 썼다.

한국 피겨는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에 사상 처음으로 세 명의 선수를 내보낸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올해 세계선수권 결과에 따라 소치 올림픽의 국가별 출전권을 배분하기로 했다.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에 한 명의 선수만 내보낼 경우, 그 선수가 2위 안에 들면 3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준다. 3∼10위에 자리하면 2장, 24위 안에 들면 1장으로 줄어든다. 한국은 김연아가 이번 대회에서 218.31점으로 정상에 올라 3장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연아는 대회에 출전하기 전 "2장 이상을 따서 나 혼자가 아니라 후배들에게 올림픽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는데 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그는 대회를 마친 직후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매우 영광스럽고 기억에 남는 무대"라며 "후배들과 함께 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국 피겨는 1968년 프랑스 그레노블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에 김혜경과 이현주,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에 김연아와 곽민정(19ㆍ이화여대) 등 두 명이 나선 것이 최다 출전 기록이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는 피겨에 4명이 출전했으나 아이스댄스 2명과 남녀 싱글에는 각 1명씩이 나갔다.

피겨에서 3명이 올림픽 무대를 밟는 것은 안방에서 펼쳐지는 2018년 평창 올림픽과 맞물려 큰 의미를 지닌다. 평창 올림픽부터는 개최국 자동 출전권이 사라진 탓에 어린 선수들이 큰 무대 경험을 쌓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김연아와 함께 출전한 곽민정은 이듬해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김연아와 함께 올림픽 무대를 밟을 후보로는 김해진(16·과천중)과 박소연(16·강일중)이 꼽힌다. '김연아 키즈'로 불리는 이들은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연이어 입상해 한국 피겨의 미래로 떠올랐다. 김해진은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여자 싱글에서 2005년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에 앞서 박소연은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성희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이사는 "둘의 기술 점수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표현력, 즉 예술 점수(PCS)만 보완한다면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빙상경기연맹은 올 11월 국내 랭킹 대회 겸 소치 올림픽 파견선수 선발전을 치를 예정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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