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의회가 비민주적이라고 비판받아온 헌법의 개정을 검토키로 했다.
16일 현지 국영 매체인 '미얀마의 새로운 빛'에 따르면 의회는 학계 인사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개헌 검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15일 합의했다. 슈웨 만 하원의장은 "국내외 상황 변화를 반영하고 국가와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개헌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얀마 헌법은 2008년 군부가 독단적으로 초안을 만들고 야권의 거부를 무시한 채 국민투표를 통해 제정됐다. 헌법에는 외국인 국적 남편과 자녀를 둔 경우 대통령 선거 출마를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를 겨냥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수치는 영국인과 결혼했고, 두 아들도 영국 국적이다.
수치는 최근 제1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장 재선 후 2015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지만 헌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치와 NLD는 헌법 개정을 우선 과제로 꼽아 왔다.
이번 헌법개정 검토는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제안했다. 하지만 어떤 조항이 대상인지는 명시하지 않아 대선 출마자격 규정이 개정될지는 불확실하다. NLD는 "여당이 스스로 개헌을 언급해 민주화를 향한 길이 좀더 분명해졌다"고 환영하면서도 "헌법의 어떤 부분을 건드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