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술 취한 미군들이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최근 빈발하는 미군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오전 3시20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호프집에서 동두천 캠프 허비에 근무하는 E(19) 일병이 만취해 난동을 부리다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문모(28) 순경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E 일병은 문 순경의 안경이 깨지고 옷이 찢어지게 하는 등 저항하던 끝에 체포됐다.
이날 오전 5시10분쯤에는 성남항공대에 근무하는 I(30) 병장이 파키스탄인과 말싸움을 벌이다 마포구 서교치안센터로 연행된 후 류모(41) 경사를 밀어 넘어뜨렸다. 류 경사는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무릎을 다쳤고 치안센터 출입문이 망가졌다.
경찰은 E 일병과 I 병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한 뒤 미군 헌병대로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에게 공무집행 방해 및 공용물건 손상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6시20분쯤 경기 동두천시 관광특구 내 한 클럽 앞에서 미 2사단 소속 J(23) 상병과 한국계 미군 유모(28)하사 등 5명이 난투극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클럽 주인 이모(33)씨가 싸움을 말리려다 폭행을 당하자 흉기를 휘둘러 E 이병 등 미군 3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평소 유 하사 부부와 알고 지내던 미군들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유 하사의 부인을 부축하자 유 하사가 성추행으로 오인해 싸움이 벌어졌다"면서 "이씨는 유 하사를 도우려다 얻어맞자 유 하사가 들고 있던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부를 찔린 E 이병은 한때 중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회복했으며 다른 2명은 둔부와 손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싸움을 말리던 한국인 행인 2명과 이씨도 둔기에 맞아 다쳤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폭력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씨를 폭행한 J 상병과 유 하사 등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미군들의 신병을 미군 헌병대로 넘겼다.
동두천=이범구기자 ebk@hk.co.kr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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