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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공백 깨고 "여왕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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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공백 깨고 "여왕이 돌아왔다"

입력
2013.03.1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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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의 우승자는 한국의 김연아(23)였다. 그런데 통상 시상식에서 들어왔던 녹음된 반주가 아니었다. 흰색 원피스를 입은 30여명의 캐나다 소녀 합창단은 또박또박한 한글발음으로 '특별한' 애국가를 불렀다.

현지 합창단이 특정 선수의 국가를 부른 건 이례적이다. 2010 밴쿠버 올림픽 시상식 때도 녹음된 애국가가 나왔다. ISU가 보내는 일종의 오마주였다. 지난해 말 20개월의 공백을 깨고 빙판으로 돌아온 '피겨 여왕'에 대한 경의와 존경, 감사의 표시였다.

김연아가 4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4.73점과 예술점수(PCS) 73.61점을 얻어 합계 148.34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 점수(69.97점)를 합쳐 종합 218.31점을 획득한 김연아는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197.89점·이탈리아)를 압도적인 점수차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위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196.47점)였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유일하게 200점대를 돌파했고, 단 한차례의 실수도 없었다. 출전선수 24명 중 마지막으로 은반에 올라서는 중압감도 있었지만 세계선수권의 대미를 찍는데 한 점의 부족함도 없었다. 이날 얻은 218.31점은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 신기록(228.56점)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기도 하다. 2010, 2011 세계선수권에서 잇달아 준우승에 그친 김연아는 2009 LA 세계선수권 이후 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웅장한 오케스트라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애절한 표정한 손동작으로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첫 번째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기본점 10.10점)과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15일 쇼트프로그램에서 레벨 3을 받은 플라잉 카멜 스핀 연기도 레벨 4를 받을 만큼 매끄러웠다.

2분이 지나 기본점에 10%의 가산점이 붙는 구간에서는 4개의 점프를 모두 성공시켰다. 트리플 러츠(기본점 6.60점)와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기본점 7.04점),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기본점 6.05점), 더블 악셀(기본점 3.63점) 등 점프 높이와 회전 속도도 흠 잡을 데 없었다. 출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클린(실수 없는 연기)'이 완성되는 순간, 관중은 은반 위의 요정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김연아의 우승으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3장이나 얻게 됐다. 한국 피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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