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나리오가 90% 완성됐다. 남은 10%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로 방점을 찍는 일이다.
김연아(23)는 내년 올림픽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치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밝혔다. 이번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은 이 같은 목표 달성에 힘을 실어준다. 소치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쥔다면 금상첨화다.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2연패는 '신(神)이 점지한 영역'으로 꼽힌다. 무릎과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는 종목 특성상 2개 대회 연속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피겨스케이팅이 동계올림픽 종목에 포함된 1924년 이후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단 2명뿐이다.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1928, 1932, 1936년)와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1984,1988년)만이 '신의 허락'을 얻어 대기록을 완성했다.
하지만 현재 김연아를 보는 시선은 한결같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는 3번째 주인공은 김연아라는 것이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17일 세계선수권이 끝난 뒤 "여전히 김연아는 다른 선수들과 비현실적인 차이가 있었다"며 "'여왕' 김연아는 소치에서도 계속 세계 최고로 군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오랜 공백을 딛고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 신문은 "피겨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공백기를 갖고 복귀할 때 대부분 실망을 안겼지만 김연아는 달랐다"라며 "예브게니 플루셴코(러시아)는 2006년 금메달을 딴 뒤 2010년에는 아깝게 우승을 놓쳤고 브라이언 보이타노(미국)와 빅토르 페트렌코(우크라이나), 카타리나 비트 역시 복귀전에서 우승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회를 치를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것도 고무적이다. 김연아는 복귀전이었던 작년 말 NRW 트로피 대회에서 201.61점을 얻었다. 올해 1월 전국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9점 이상 오른 210.77점을 획득했다. 그리고 피겨 스타들이 총 출동한 2013 세계선수권에선 218.31점이라는 시즌 최고 기록을 세우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올림픽 2연패는 무난해 보인다. 아울러 IOC 위원을 향한 최종 목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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