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 프란치스코의 어린 시절 풋사랑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교황의 세속명)가 12세 때 같은 또래 아말리아라는 소녀에게 "너와 결혼하지 못하면 신부가 되겠다"며 당당히 청혼했다고 전했다. 지금은 백발의 할머니가 된 아말리아는 교황이 선출된 다음날인 14일 그의 고향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작은 마을 플로레스에 몰려든 취재진들 앞에서 베르골리오의 풋풋했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말리아에 따르면 소년 베르골리오는 자신의 마음을 작은 편지에 담아 소녀에게 전달했다. 편지에는 빨간 지붕이 덮인 하얀 집이 그려져 있고 '우리가 결혼하면 내가 이 집을 사줄게. 이곳에서 함께 살자'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그러나 소년의 간절한 마음은 아말리아 아버지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보수적인 아버지는 딸의 뺨을 때리고 편지를 찢어버린 뒤 두 사람이 다시는 못만나게 했다. 아말리아는 "그는 결국 (신부가 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킨 셈"이라며 "그가 교황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고 새삼 놀라워했다.
교황의 짓궂었던 소년 시절을 짐작케하는 일화들도 공개됐다. 그가 9세 때 다녔던 데 라 미세리코르디아 학교의 마르타 라비오 원장 수녀는 AFP통신에 베르골리오가 "늘 계단을 두 개씩 뛰어오르는 개구쟁이였다"며 "선생님들은 그런 그를 '작은 악마'라고 불렀다"고 회고했다. 라비오 수녀에 따르면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추기경에서 물러나면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이 꿈이었다. 라비오 수녀는 "그러나 성령이 그를 교황 자리로 인도했고 교회와 전세계는 그를 선물로 받았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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