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여하겠다고 15일 공식 선언했다. 세계 3대 경제대국인 일본이 TPP 협상에 참여함으로써 향후 자유무역협정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의 협상 참여로) 새로운 아시아ㆍ태평양 무역권이 탄생한다”며 “미국과 일본이 주도적으로 룰을 결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미국, 호주, 베트남, 싱가포르 등 11개국이 참가한 TPP 협정에 일본은 경제규모를 앞세워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자민당 간부회의에서 “(참가 표명) 시기를 놓치고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참가 선언을 한다면 대다수 협상이 불가능해진다”며 “지킬 것은 지키고 가지고 갈 것은 가지고 가는 강한 협상력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협상 의지를 다지기 위해 TPP 담당장관직을 신설하고 아키라(甘利明) 경제산업장관을 겸임시키기로 하는 한편 관계장관 회의를 설치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연립 여당을 이끄는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를 만나 TPP 참여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TPP에 참여할 경우 수출 확대로 국내총생산(GDP)을 0.66%(3조2,000억엔)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저가 농산품 유입으로 농림수산업 생산액이 3조엔 가량 줄어들지만 다른 산업의 생산 증가와 소비 확대로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본이 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TPP 협상은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조차 반대파가 많았으나 쌀, 보리, 쇠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설탕 등 농림수산 주요 품목과 의료보험 등에 대한 완전 개방은 반대한다는 것을 전제로 협상 참여를 승인했다. 반면 일본의 TPP 참가 승인권을 가진 호주 등 농업국가들은 농수산품에 대한 관세 완전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일본의 주장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일본이 TPP 참가를 포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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