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초임 사무관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경력을 국세청에서 쌓은 정통 세무관료. 대전 출신으로 대전고와 중앙대를 졸업했다.
2009년 중앙대 선배인 백용호 당시 국세청장에 의해 본청 기획조정관으로 발탁됐다. 이 때 국세청 개혁방안 마련에 앞장선 것이 국세청장에 오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게 국세청 안팎의 평가다. 2011년 징세법무국장 당시 '숨긴재산무한추적팀'을 신설해 거액 체납자의 재산은닉에 적극 대응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후 중부지방국세청장(1급)으로 승진했지만, 국세청장 경쟁에선 최고 요직인 서울청장에 비해 다소 뒤쳐지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 '4대 권력기관장' 중 한명인 김기용 경찰청장(충북 제천)의 유임이 예상돼 지역 안배 측면에서 더욱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경찰청장의 전격 경질로 지역 안배 걸림돌이 사라지는 운이 따랐다. 부드러운 성품과 부하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통솔력으로 내부의 신망도 두텁다.
김 후보자는 내정 발표 직후 '지하경제 양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경제여건이 어려운 시기에 국세청장 후보자로 내정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무엇보다 새 정부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국세수입을 확보하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선 돌파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우선 고소득 자영업자ㆍ전문직 등의 현금 흐름을 투명하게 들여다 보려면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접근권 확대가 필수적인데, 당장 검찰과 금융위원회 등의 반대를 넘어서야 한다. 내부적으론 잇단 세무공무원 수뢰 추문으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 쇄신도 시급하다. 김 후보자의 부드러운 통솔력이 이런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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