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에서 삼성화재는 공공의 적이다. 지난해까지 6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다. 2012~13 NH농협 V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대행이 15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신치용 감독의 삼성화재를 뛰어 넘고 우승컵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가장 먼저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낸 것은 하종화 감독이었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하 감독은 "페넌트레이스를 어렵게 치렀는데 그 동안 땀 흘리고 노력했던 이유는 결국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우승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승승장구하시는 신 감독님을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내게 주어진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17일 현대캐피탈과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을 치르는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의 김종민 감독대행도 "정규리그에서 고전한 만큼 선수들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분명히 좋은 경기를 벌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 대행의 처지에서 패기 있게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팀의 집중 견제를 받은 신 감독은 "2년 연속 챔프전에서 맞붙었던 대한항공보다는 현대캐피탈과 상대하고 싶다"고 상대를 자극한 뒤 "어느 팀이 올라오든 챔피언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2005년 프로 출범 후 9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신 감독은 이어 "우승을 많이 해봤지만 챔피언 결정전은 정말 예측할 수 없다. 힘의 싸움, 에이스 싸움, 기본기의 싸움인 챔프전에서 무너지지 않고 타이틀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감독들과 함께 고희진(삼성화재), 권영민(현대캐피탈), 김학민(대한항공) 등 각 팀의 주장 선수들도 우승 시 이색 공약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권영민은 "미남 선수들이 상의 탈의하도록 하겠다"며 "아직 문성민이나 가스파리니에게 확답을 받진 못했지만 우승만 한다면 다 할 수 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종민 감독대행은 "월급을 적게 받지만 우승만 한다면 힘 닿는 데까지 모든 것을 다 해주겠다"며 "빚을 내서라도 꼭 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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