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리커창(李克强) 신임 국무원 총리가 확정되며 앞으로 10년간 중국을 이끌 ‘시진핑-리커창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1차 회의는 15일 베이징시 인민대회당에서 제5차 전체회의를 열고 리 부총리를 신임 국무원 총리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는 시 주석이 리 부총리를 총리로 지명하고 전인대 대표들이 표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리의 임기가 국가주석과 같은 5년이며 통상 한 차례 연임하는 만큼 리 총리는 10년간 총리직을 맡게 된다. 총리는 최고 경제분야 의사결정 기구인 중앙재경영도소조를 맡아 경제 전반을 주도한다.
리 총리가 내건 경제 슬로건은 도시화다. 그는 지난해 11월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직후 “중국의 최대 발전 잠재력은 도시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도농 격차가 매우 큰데 이런 불균형이 오히려 발전 잠재력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2억6,000만명이 넘는 농민공의 도시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주택, 학교, 병원 등의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 국무원이 곧 40조위안(약 7,150조원)에 달하는 도시화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경제가 앞으론 수출보다 내수를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신호다.
리 총리는 중국공산당 주요 계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대표 주자인데다가 당 서열도 2위여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와 차원이 다른 실세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총리는 당 내 주요 계파에 속하지 않는 중립 인사였으나 이 때문에 정치적 기반이 약했고 당 서열도 3위였다.
홍콩 명보(明報)는 리 총리가 농업이 중심인 허난성 성장과 공업이 중심인 랴오닝성 서기를 거쳤기 때문에 지방 경험이 풍부한데다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경제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아 법과 경제 모두에서 기초가 탄탄한 만큼 시 주석을 보좌하면서도 경제ㆍ사회 개혁을 강력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리 총리의 어깨 위엔 빈부 격차와 고질적인 부패 문제 등을 해결, 공평과 정의를 확립하기 위한 과감한 개혁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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