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여행 패키지부터 이른바 '힐링'을 위한 서적과 온갖 그럴싸한 환상을 부추기는 각종 미디어 콘텐트까지 시장이 쏟아내는 '행복 상품'은 무궁무진하다. 이들은 모두 한결 같이 우리가 일분 일초라도 행복과 삶의 즐거움을 포기하거나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인생을 장밋빛 일색으로만 색칠할 수 있을까? 지난 2000년부터 영국 '가디언'지의 기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오늘날을 '행복 중독증에 빠진 사회'로 진단한다.'불행 또한 인생이다'라는 책의 부제에 걸맞게 저자는 성공과 행복이란 이름의 파랑새를 맹목적으로 좇기보다는 눈앞에 펼쳐진 고통을 껴안고 이로부터 삶의 의미를 배우라고 조언한다. 스토아 학파의 철학과 인지심리학의 이론을 빌리고 명상센터에서 수련에 도전하고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삶 속에 기쁨의 질량에 비례해 존재하는 슬픔과 고통을 수긍하라'는 단순하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명제를 하나씩 증명해가는 저자의 솜씨가 간단치 않다. 정지인 옮김. 생각연구소ㆍ304쪽ㆍ1만3,000원.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