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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1세대… 삼성전자와 맞설 만큼 배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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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1세대… 삼성전자와 맞설 만큼 배짱도

입력
2013.03.1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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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ㆍ공대 출신의 입지전적 중소기업인이 중소기업정책 사령탑에 올랐다. 15일 발표된 박근혜 정부 외청장 인사에서 중소기업청장으로 발탁된 황철주 내정자는 국내 대표적 반도체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 창업자. 뚜렷한 관료선호경향을 보였던 박 대통령이 중기청장 만큼은 비관료 더구나 중소기업인을 고른 건, 탁상 아닌 현장의 시각에서 '손톱 밑 가시'를 확실하게 제거하고,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의 '성장사다리'를 복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나라 벤처 1세대다. 동양공고와 인하대 공대를 졸업한 뒤 1986년 유럽 반도체장비회사 ASM의 국내법인(한국ASM)에 입사한 그는 '반도체 최대 생산국인 한국이 최대의 반도체 장비 수입국'이라는 아이러니컬 현실에 접하게 됐고, 10년 후 직접 반도체 장비생산업체 주성엔지니어링을 세웠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초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건 삼성전자 덕분. 삼성전자 장비납품을 통해 이 회사는 설립 4년만에 코스닥에 입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마찰로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던 납품이 끊어지면서 10만원을 넘던 주가가 1,500원까지 곤두박질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주성엔지니어링은 LCD 장비쪽으로 선회, LG디스플레이와 거래하기 시작하면서 재기에 성공했고, 이후 태양전지 장비 쪽으로 주력품목을 전환하면서 중국과 미국 등에 수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능력도 뛰어 나지만 삼성전자와도 맞설 만큼 배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황 내정자는 최근까지도 삼성에 대해 공개적 비판발언을 해왔다.

2010년부터는 벤처기업협회장을 맡아 성공한 창업자와 창업 준비생들을 연결하는 벤처 7일 장터운영, 기업가정신재단 출범 등 벤처기업인 육성에 나서기도 했다.

중소기업계는 그의 중기청장 내정에 대해 "벤처ㆍ중소기업인 출신인 만큼 누구보다 중소기업 애로를 잘 알아 줄 것"이란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주성엔지니어링정도면 일반 중소기업들이 보기엔 대기업이나 다를 바 없다. 정말로 영세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애환을 알 지 의문"이란 평가도 나온다.

황 내정자의 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25.4%. 주식가치만 700억원에 육박하는 사실상 '갑부'다. 그의 내정소식에 회사 주가는 이날 장중 7%가까이 뛰기도 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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