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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장학금 기부로 이어진 '애끊는 父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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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장학금 기부로 이어진 '애끊는 父情'

입력
2013.03.1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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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에 대한 열정을 미처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들의 마음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형숙ㆍ유진장학회’ 이순형(68)이사장은 15일 충남 아산의 선문대를 찾아 학생 8명에게 100만원씩 8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한 뒤 이렇게 말했다. 비록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장학금에는 이 이사장의 애끓는 부정이 오롯이 숨겨있었다.

한국티타늄 사장을 지낸 이 이사장이 선문대 장학금 전달을 시작한 것은 18년 전부터. 매년 봄 가을 신학기만 되면 선문대를 연례행사 처럼 찾아 작은 금액이지만 한해도 빠지지 않고 장학금을 내놓고 있다.

그가 장학금 기부를 본격화 한 계기는 아들 때문이다. 10여년 전 아들 유진(당시 29세)씨가 선문대 자매 대학인 미국 브리지포트대에 합격, 미국 현지에서 입학을 준비하던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한동안 슬픔에 빠져있던 이씨는 학문에 대한 열정이 많았던 아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장학회 이름을 자신과 부인 이선숙씨의 이름 마지막 글자와 아들의 이름을 따 ‘형숙·유진 장학회’로 짓고 기부 액수도 올렸다.

이 이사장이 지금까지 전달한 장학금 총액은 2억4,700만원에 달한다. 모두 244명의 학생이 도움을 받았다.

그는 또 장학금 전달에만 그치지 않고 학생 한 사람씩 모두 자택으로 불러 식사를 함께 하면서 멘토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주로 하면서 공부를 독려한다.

이날 장학금을 받은 홍성원(영어학과 3년)씨는 “이 이사장님께서 학교생활의 힘든 점을 비롯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동기도 부여해주셨다”며 “사회에 진출하면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이사장은 “내 자신도 대학 시절 장학금을 받아 졸업했다”며 “그때 받은 도움을 적게나마 갚는 기회가 되려고 학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형숙ㆍ유진장학회 이순형(왼쪽에서 세 번째) 이사장이 15일 선문대를 찾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선문대 제공

아산=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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