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밤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후진하던 그랜저 승용차가 바다에 빠져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당초 운전자의 부주의에 의한 안전사고였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비정한 30대 남편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교통사고를 위장해 아내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해양경찰서는 14일 11억2,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자신의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박모(32)씨와 공범 이모(31)씨 등을 구속했다.
박씨는 4일 밤 11시 10분쯤 해운대구 동백섬 누리마루 선착장에서 후배 이씨를 시켜 아내 신모(39)씨가 타고 있던 차량을 바다에 빠트리게 해 신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숨진 신씨는 이날 야경을 즐기기 위해 남편 박씨와 이씨와 함께 선착장을 찾았다. 신씨와 승용차에서 대화를 나누던 박씨는"길에 둔 생수통을 가져 오겠다"고 차에서 내렸다. 그 순간 운전석에 있던 이씨가 갑자기 차를 후진시켜 신씨와 함께 바다로 추락했다. 이씨는 추락직후 재빨리 운전석 창문을 열고 빠져 나왔다. 뒷좌석에 있던 신씨는 차 안에서 허우적거리다 익사했다. 박씨는 차량이 추락하자 구명 튜브를 바다로 던져 이씨를 도왔다. 그는 이어"차가 바다에 빠졌다"며 112에 신고한 뒤, 경찰이 도착하자 황급히 바다로 뛰어들어 부인을 구하는 척 연기까지 했다. 단순 추락사고로 보이기 위해서였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결혼 직후인 2009년부터 신씨 명의로 생명보험을 다수 가입하는 등 오랜 기간 범행을 계획해왔고, 사건 하루 전날에도 현장을 찾아 미리 동선을 짜는 치밀함까지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가 수령할 보험금 및 박씨가 해외여행을 위해 준비한 여권 등을 토대로 범행을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박씨는 경찰에서 "내달 다른 사람과 결혼할 예정이어서 목돈이 필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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