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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근절" 손잡은 입시컨설턴트·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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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근절" 손잡은 입시컨설턴트·교사

입력
2013.03.1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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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유명 교육컨설턴트와 입시위주의 교육제도에 염증을 느낀 현직 고교 교사가 사표를 던지고 사교육 근절 운동을 벌이고 있는 교육시민단체에 합류했다.

비상교육 공부연구소장을 역임한 박재원(50)씨와 서울 해성여고에서 수학을 가르쳤던 안상진(39)씨는 이달부터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상근으로 일하고 있다. 박씨는 사걱세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을, 안씨는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을 맡았다.

박씨는 1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과외나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고, 안씨는 "학교에서 잘못됐다고 느꼈던 교육정책을 하나씩 개선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말로 변신 이유를 대신했다.

20여 년간 '사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에서 공부 및 입시 전문 컨설턴트로 이름을 떨친 박씨는 "부모의 역할을 줄여 헛도는 자기주도학습을 실용화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교육에선 학부모가 결정권을 갖고 있어 아이의 의사가 반영될 여지가 없다"며 "엄마가 정해준 학원에서 늦게 귀가하는 아이가 부모와 대화할 의욕이 나겠냐"고 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부모에게 '인내심'을 요구했다. "고등학생 때 이런저런 방법으로 영어 단어 외우고, 수학문제를 풀다 알맞은 학습법을 찾았어요. 중상위권이던 성적이 전교 1등으로 수직 상승해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 스스로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해 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학습법을 찾아야 한다는 거지요. 성적하락 등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조급해 하며 학원에 보내면 안 됩니다. 대학입학까지는 장기레이스니까요."

박씨는 수년간 상담ㆍ지도했던 학생들의 사례 등을 담은 강좌(행복한 부모학교)를 20일부터 7주간 매주 수요일 사걱세 강당에서 진행한다.

대학(고려대 생명공학과) 때 야학을 하다 교사가 되고 싶어 사범대(건국대 수학교육과 편입)를 나오는 우여곡절 끝에 교편을 잡은 안씨는 학교 내 활동만으로는 교육환경 개선에 한계를 느껴 그만둔 경우다. "8년간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해 보였어요. 그래서 2008년부터 교사모임인 '좋은교사운동'에서 정책위원으로 일했죠. 지난해 각 대학 수학논술 문제를 분석해 '너무 어려워 학교 교육만으로는 풀 수 없다'고 했더니 교육부도 조치를 취하더군요. 그때 정책 개선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생각했어요."

그는 우선 복잡한 대입전형제도 등을 개선하는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사걱세는 안씨가 안정적인 직장을 집어던지고 사교육 해소 운동에 뛰어든 만큼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후원회를 만들어 재정적인 지원을 해줄 생각이다. "교직 시절을 그리워하진 않을 겁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학교에서 공부하도록 하겠다는 같은 목표를 갖고 다른 곳에서 일할 뿐이니까요."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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