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에 색깔 없는 유교 테마 박물관이 난립,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인접 지역에 비슷비슷한 박물관이 잇따라 생기면서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경북 북부지역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안동과 영주시는 물론 군단위인 봉화 예천 청송에서도 잇따라 유교를 테마로 한 박물관이나 전시관을 개관했거나 준비 중이다.
안동시는 2006년 한국국학진흥원에 유교문화박물관을 개관한 데 이어 안동문화관광단지 내 유교랜드에 유교를 테마로 한 체험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3대문화권 사업과 관련해서도 유교를 테마로 한 시설물을 추가 건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유교 테마 박물관은 인접한 영주시의 소수박물관, 봉화군의 충재전시관, 청량산 박물관, 예천군의 충효박물관에다 고서적 고가매입 의혹을 사고 있는 청송군의 유교문화전시관 등 경쟁적으로 생기고 있다.
하지만 박물관의 핵심인 전시유물이 태부족하고, 관람객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킬러 아이템' 부재로 대부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지역 박물관계 관계자는 "대구 경북에서 문집 등 가치가 높은 고서적 등 유교문화 유물은 지역 대학박물관에서 수십 년 전부터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며 "민선 이후 들어선 지자체의 박물관은 일부 남은 고문서나 지역 출신 유명 유학자의 유품 등을 전시하는 정도여서 양과 질이 형편없다"고 지적했다.
이왕식(의성군) 경북도의원은 "경북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정 문화재가 있고 등록박물관이 40개가 넘는데 실제 하루 평균 관람객이 100명이 안 되는 곳이 태반"이라고 밝혔다.
이는 박물관의 필요성과 유물확보 방안, 콘텐츠 개발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지자체장들의 치적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학봉 김성일 선생의 종손인 영종회(영남 지역 문중 종손 모임) 김종길 회장은 "유교박물관에 그냥 유물을 전시만 할 것이 아니라 가족해체와 도덕상실 시대에 인성회복 등을 위해 청소년 체험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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