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에 사극 리메이크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파업과 시청률 하락 등 잇단 악재로 위기를 맞은 MBC는 18일부터 리메이크작인'구암 허준'을 선보인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최완규 작가가 집필을 맡고 인기 드라마 '주몽'의 김근홍 PD가 연출을 맡은 120부작'구암 허준'은 MBC가 1975년 '집념'과 1991년 '동의보감' 1999년 '허준'에 이어 4번째로 리메이크 하는 작품이다. MBC는 이 작품을 통해 1999년 1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방영되며 평균 시청률 50%, 최고 시청률 63.4%의 기록을 남긴 인기드라마 '허준'의 영광 재연을 기대하고 있다. '구암 허준'을 오후 8시 50분부터 40분씩 매주 평일 5회 일일 사극으로 방영하는 편성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MBC 관계자는 "'구암 허준'을 통해 계속되고 있는 침체 분위기에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MBC는 13일 드라마 세트 장이 있는 경남 진주시에서 언론 및 지역 주민 1,000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제작발표회를 개최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SBS는 1961년 김지미가 주연을 맡은 영화를 시작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무려 8번에 걸쳐 리메이크 된 '장희빈'을 선택했다. 월화드라마 '야왕' 후속으로 4월 8일부터 방영하는 24부작 '장옥정'은 조선시대 대표 악녀로 그려진 장희빈을 조선시대의'패션디자이너'로 해석한 소설 '장희빈 사랑에 살다'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처럼 방송사들이 사극 리메이크에 나서고 있는 것은 기존에 검증된 콘텐트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사극은 미니시리즈에 비해 대규모 투자와 제작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클 수 밖에 없다"며 "때문에 방송사들이 고유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히트를 지속해온 사극을 리메이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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