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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견디며 초심도 되짚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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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견디며 초심도 되짚어요"

입력
2013.03.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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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랑은 결혼식 채비를 해야지요. 대체 근무자를 확정했으니 걱정말아요"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이 혼사를 앞둔 환경관리요원을 대신해 재활용품 수거 트럭에 오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 청장은 지난 9일 새벽 5시부터 사정동 일대에서 4시간동안 환경관리요원으로 변신,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일을 했다. 그는 당일 오후 4시에 예식을 올리는 기간제근로자인 윤모(30) 환경관리요원의 몫을 능숙하게 해냈다.

박 청장은 평소 성실했던 신랑 윤씨가 결혼식 당일에도 새벽 근무까지 마치기로 결심한 사실을 우연히 알고는 혼사 당일 출근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남몰래 자신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는 '작은 선행'을 실천했다.

사실 박 청장의 환경관리요원 근무는 이미 주민들에게 적잖이 알려져 있다. 재활용품 수거 업무가 직영으로 전환한 지난해부터 매달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수거 트럭에 오르고 있다. 그는 "악취를 견디며 골목을 누비다 보면 환경관리요원들의 애환을 절로 체험한다"며 "서민들의 삶을 대변하기로 다짐했던 초심도 다시한번 되짚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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