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생(1975년 드라마 '집념'), 이순재(1976년 영화 '집념'), 서인석(1991년 '동의보감'), 전광렬(1999년 '허준'). '구암 허준'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김주혁에 앞서 '허준' 역을 맡은 연기자들은 연기력과 카리스마를 뽐냈다. 게다가 초대 허준을 연기한 아버지 김무생(2005년 작고)에 이어 대를 이어 '허준'역을 맡게 된 터라 김주혁의 소회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13일 '구암 허준' 제작발표회가 열린 경남 진주시 진주과기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만난 김주혁(41)은 '허준'과 자신의 남다른 인연을 '운명'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아버지가'집념'을 찍으실 때는 제가 세 살이라서 어떻게 연기를 하셨는지 기억은 안 나요. 하지만 아버지가 '집념' 찍으면서 인기를 얻으셔서 집안 살림이 좀 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촬영 전에 아버지께 '저 허준 합니다' 하면서 기도 아닌 기도를 했는데 다 운명인 거 같아요."
그런 그는 리메이크작인'구암 허준'에 대해 큰 자신감을 보였다. "미신을 믿지 않는 편인데 4컷 촬영을 하면서 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느낌이 남달랐어요. 1999년도 '허준'이 워낙 히트작이라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전작들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어서 자신이 있어요."
지난해 MBC 사극 '무신'을 찍으며 어려운 제작 환경 때문에 "앞으로 몇 년간 사극을 찍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는 매니저에게 "나중에 '허준' 배역이나 들어오면 그때 다시 사극을 하겠다고 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허준' 배역 제안이 바로 이어 들어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전부터 허준 역할은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허준'이 알고 보면 슈퍼맨이 아니어서죠. 제가 그릴 '허준'도 그렇게 그릴 거에요. 누구나 노력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는 '구암 허준' 초반에 시청자들에게 다소 낯선 '허준'의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예전에 허준을 봤을 때 굉장히 선하고 정의로운 느낌이었어요.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의술에 빠져들면서 변하겠지만 초반부에는 신분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서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망나니'같은 허준의 모습이 그려져요. 아마도 기존 허준보다는 좀 거친 부분의 모습이 많이 보여질 것 같아요."
그런 그도 '일일사극'에 대한 부담감만은 숨기지 않았다. " '무신'을 하면서 늙었는데 '구암 허준' 찍고 나면 더 늙을 것 같아요. 일일 사극이라는 게 10년 만에 다시 부활한 거라던데 주 5회 사극을 찍는 게 아마 일일 드라마보다 2∼3배는 더 힘들 것 같아요. 분명히 쉽지는 않겠지만 죽을 힘들 다해서 최선을 다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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