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향방을 종잡기 어렵다. 나아지고 있는 건지,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인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판단이 엇갈린다. 경기지표조차 실물지표는 부진, 심리지표는 개선 쪽으로 나온다. 한마디로 혼조 국면인 셈이다.
우선 가장 대표적인 실물경기 지표인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1월 생산 소비 투자 등 모든 항목에서 마이너스였다. 하지만 경기심리는 이와 딴판이어서, 한국은행이 조사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지난달과 같은 102로 나타났다. CSI가 100을 넘었다는 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해졌다는 뜻이다. 실물경제동향과 소비자심리가 따로 움직인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경기에 대한 전문적 판단도 엇갈린다. 심지어 정부기관 내에서 조차 뉘앙스가 다르다. 현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보여주는 가 지난 7일 공개됐는데, 한마디로 우울 일색이었다. 2월호에서 "생산 투자 소비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던 기획재정부는 3월호에선 오히려 "고용증가세 둔화가 지속되고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실물지표가 부진하다"며 전보다 후퇴된 경기판단을 내렸다. 이에 비해 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동결 결정을 내린 뒤 "작년 4분기보다 1분기가 좋아질 것"이란 상대적 낙관론을 개진했다.
이에 한국일보는 경기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대상자는 국내 최고권위의 경제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기분석전문가, 민간소비동향을 가장 잘 반영한다는 대형마트(이마트)의 소비지수분석가, 우리 경제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인 중소기업과 전통시장 관계자, 그리고 매일매일 일상생활에서 경기를 체감하는 주부까지 총 5명. 경제학자부터 가정주부까지, 이론과 실생활을 망라해 현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취합한 결과, 경제현장일수록 '경기회복은 멀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